posted by 연구하는 chul2 2009.01.28 19:04
  내 설연휴를 마무리한 영화는 그렇게도 기다리던 <체인질링>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이번 설을 보람차게 보냈다는 생각에 너무도 뿌듯했다. 명품이라는 말을 이 영화에 붙이지 않는다면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 극찬이 줄을 잇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의 열연도 오랜 만에 명작을 만들었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 대한 호평은 극히 일부분일뿐이다. 국내에서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만큼 <체인질링>은 참으로 멋지고 좋은 영화였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굳이 그 중에서 제일 가는 사랑을 꼽으라면 혈육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자식에 대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영화 뿐이 아니라 많은 곳에서 회자될 정도로 강하고 깊이 있는 사랑이다. <체인질링>에서는 비록 가슴아프기는 하지만 그러한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또한 액션배우를 벗어난 안젤리나 졸리가 정극에서 어떠한 수준의 연기를 펼치는지, 그의 배우로써의 관록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들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조차도 어머니에게는 최악의 시련일텐데, 겹겹히 쌓이는 여러 악재속에서도 아들을 포기하지 않는 영화속 그녀의 모성애는 스크린이나 영화관이 담기에 모자라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제 3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렵게 사는 아이들을 돌보고 입양까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안젤리나 졸리인데, 그러한 실제의 모습이 영화속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체인질링>이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타락한 LA에서 권력을 잡은 경찰 그리고 시의원의 횡포, 무능력함, 뻔뻔함 그리고 이기심 등 영화에서 주는 감동만큼이나 잦은 분노를 느끼게 만드는 요소들이 즐비해있다. 게다가 이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안그래도 활활 타오르는 분노에 기름을 퍼붓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영화시상식에서는 <체인질링>이 실화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후보에서 시상에서 제외시켰다는 소식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이 영화/실화 속에서 아들을 잃은 연약한 여자에게 행하는 부패경찰의 행위는 너무도 충격적이다. 경찰의 위신을 세우기위해서 전혀 상관없는 아이를 강요하고, 경찰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 아들을 잃은 슬픔도 견디기 힘든 한 엄마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등 지금 들어도 충격적인 일들이 1900년대 초반 LA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몇 번이나 주먹을 불끈쥐고, 진정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가뿐 숨을 몰아쉬었는지 모른다.

  <체인질링>에서는 스릴러로써의 요소도 놀라울 정도로 잘 녹아들어있다. 전체 러닝타임과 영화의 목적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 비중은 아니지만, <체인질링>에서 등장하는 살인자와 살인장면 등에 대한 묘사와 이에 따르는 긴장감은 주목적을 그리하는 다른 스릴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그 중심에 아이들이 들어있었기에 그 정도가 더했던 것 같다.

아이를 잃고 처음 경찰에게 신고를 하는 장면이다. 틀에 박힌 그리고 성의없는 경찰의 대처가 정말 어이가 없었다. 훌륭하신 경찰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사실 요즘에도 별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낯선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강요받는 어머니의 기분은 어떨까? 하지만 이 아이도 누군가의 자식일꺼라는 생각에 쉽게 내치지도 못한다. 그게 그녀의 첫 번째 실수이기도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면서 대사를 기억하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그런데 <체인질링>에서는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대사들이 꽤나 많았다. 그 중 첫번째가 아들 월터가 왜 자기는 아버지가 없냐는 말에 대한 안젤리나 졸리의 대답이다. 물론 기억에 의존해 작성되었기에 정확하지는 않다.

  "니가 태어나던 날, 집에 소포가 하나 도착했어. 네 아버지는 그 소포를 받기가 무서워서 그만 도망치고 말았지. 그 소포에는 '책임감'이 들어있었어. 세상에는 이따금씩 책임감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물론 나는 자식을 가진 부모가 느끼는 책임에 대해 알지는 못하지만, 다른 상황에서의 책임감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생각해 본 편이기에 저 대사가 참 와닿았다. 이러한 난처한 질문을 어린 아들에게 대답하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아무리 영화속이라지만 너무도 멋진 엄마의 모습이었다.

  다음은 영화의 처음과 시작에 등장하는 말인데, 처음에는 아이를 타이르고 기를 살려주기 위한 가벼운 한 마디였는데,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 사회에서 핍박받는 힘없는 여성들을 대변하여, 적법한 사회의 기득권층에 맞서 싸우겠다는 안젤리나 졸리의 신념이 담긴 대사로 변해버린 것이다.

  "싸움을 시작하지는 않지만, 마무리는 내가 한다."

  영화가 끝난 직후에는 기억하고 싶은 대사가 두 어개 더 있었는데, 이틀이나 지나고나서 리뷰를 쓰려고하니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다행히 두 개는 건졌으니 아쉽지만 나머지 대사는 추후에 포스팅하기로하고 여기까지 해야겠다.

악역전문배우인 말코비치가 보여주는 정의로운 목사역할도 이 영화를 보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후아유?"

  되새겨봐도 정말 너무도 고급스럽고 좋은 영화였다. 모든 배우들 모든 스텝들 영화에 사용된 모든 기법들까지 내가 보기에는 흠잡을 구석이 하나도 없을만큼 좋았다. 상영관이 그리 많지도 않고, 계속해서 많은 작품들이 개봉하고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못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영화만큼은 시간을 내서 꼭 관람하기 바란다. 그리고 2009년 한 해동안 좋은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체인질링 파이팅, 안젤리나 졸리 파이팅, 클린트 이스트우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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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zinsayascope.com BlogIcon 진사야 2009.02.03 09:58  Addr  Edit/Del  Reply

    아! 안젤리나 졸리의 저 포스..ㅎㄷㄷㄷ

    • Favicon of http://subright.tistory.com BlogIcon 철이 2009.02.03 10:37  Addr  Edit/Del

      여전사의 카리스마가 이제 명배우의 관록으로 전환되어가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멋저요. ㅜ

  2. Favicon of https://pinkchu.tistory.com BlogIcon 소녀♡ 2009.02.03 19:52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거 낼 보려구요~~~^^

    졸리하면~~항상 툼레이더 뭐 이런거 생각만 하게되는데 이번 영화는 졸리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되어요~~^^

  3. Favicon of http://blog.daum.net/ymj5800 BlogIcon 물망초5 2009.02.22 23:12  Addr  Edit/Del  Reply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67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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