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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0 협상의 10계명 (4)
posted by 연구하는 chul2 2009.07.10 10:28
  책의 서두는 굉장히 그럴싸한 말로 시작한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은 세상을 움직이는 것과 같은 말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기술, 그보다 유용한 기술이 있을까?" 심리학과 같이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내 주위의 경우만 적용시켜봐도 그들이 제시하는 이론에 너무도 잘 들어맞기 때문인데, 이 책에서 정의하는 협상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은 예측 못하는 변수가 너무도 많기 때문에 틀을 만드는 순간 어긋나게 될 여지가 더 많아진다고 생각하는 나이다. 그래서 즐길지언정 따르려고까지 마음을 먹은 적은 없었다. 협상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 교육과정마저 생기고 있는 요즈음에 과연 협상의 과학은 얼마나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 

  걱정과는 다르게 <협상의 10계명>은 첫인상부터 너무도 좋았다. 누가 협상의 고수아니랄까봐 이 책의 저자는 시작부터 내가 가진 모든 의심과 걱정을 다 배제해버렸던 것이다. 

"협상은 기교가 아니다"

-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는 데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일정한 접근법이나 기법이 있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물론 협상에는 예술적인 요소도 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예측 불허의 요소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을 현저하게 높이는 기법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학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협상은 기교가 아니다"라는 한 문장을 근거하기 위해서 이어진 2~3쪽에 걸쳐서 이어진 문단들은 군더더기없이 깔끔했으며 자연히 꽤나 높은 정도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의구심을 가질만한 요소를 다 언급하고 그것들을 완벽하게 변호하면서도 자신의 할 말은 다 하고 있었다. 이미 보기 시작한 책을 덮을 핑계가 다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것은 내가 읽어왔던 심리학서적이나 어떤 방법론을 가르치는 책들에도 다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약점을 보여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야하는 당위성까지 확보하는 경우는 없었다. 아직 본론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이미 무언가를 배운 느낌이었다. 

  * 협상의 10계명
  1. 요구에 얽매이지 말고 욕구를 찾아라
  2.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창조적 대안을 개발하라
  3. 상대방의 숨겨진 욕구를 자극하라
  4. 윈윈 협상을 만들도록 노력하라
  5. 숫자를 논하기 전에 객관적 기준부터 정하라
  6. 합리적 논거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라
  7. 배트나를 최대한 개선하고 활용하라
  8. 좋은 인간관계를 협상의 토대로 삼아라
  9. 질문하라, 질문하라, 질문하라
 10. NPT를 활용해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이번 리뷰의 맨 앞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난 이런 류의 책을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협상의 10계명>은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허튼 소리하지 말고 자주 찾아 읽으라고 말하라는 듯이 협상의 보편적인 원리와 접근법에 대해서 아주 명쾌하게 설명해주었다.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감탄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어떤 예시는 만들어진 것이라서 설득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실제로 필자가 경험한 것들이나 다른 사례들을 접할 때에는 마치 어떤 수식의 증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분명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협상의 10계명이 무엇인지 위에 열거해놓았으나, 남이 요약해놓은 것을 백년이고 들여다봐야 어느 정도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책을 직접 읽지 않는 이상 내가 무슨소리를 하는 지 공감되지도 않을 것이고, 실제로 이것들을 적용할 수 있을리도 없다. 내용과 그 임팩트에 비해서 가볍고 읽기 쉽게 쓰여졌으니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하루하루 우리가 사는 삶 자체가 협상의 연속이다." - 이상철, 광운대학교 총장

  사회에 진출한 사람이라면 아니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라도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감한다면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을 것이다. 그런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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