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연구하는 chul2 2009.06.15 23:59
  나는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최근에 와서야 리뷰를 핑계로 책을 접하고 있고, 이제야 조금 그 재미를 알고 있기는 하지만, 학부 때만 하더라도 전공책 이외에 내가 찾아서 읽은 책을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 나도 어렸을 때는 책을 참 많이 읽었고, 그 중의 대부분은 위인전이었다. 비록 역사 속에서나 존재하는 인물들이었지만, 그 중 누군가의 이야기는 지금도 기억이 날 정도로 재미있었고, 또 누군가의 이야기는 어린 나를 꽤나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 기억을 더듬어보면서 그리고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라는 미셸 오바마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단지 지나온 삶을 서술한 것 뿐인데 그것 자체로 다른 사람에게 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멋지게 살아왔는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니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올바르게 살아왔는가 하는 것이 맞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는 오바마 대통령 본인이 아니라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딸과 함께 읽는 미셸오바마 이야기라는 부제와 책의 외형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은 꽤나 쉽게 읽혀진다. 크고 뚜렷한 글씨체를 사용하였고, 책의 두께도 굉장히 얇다. 하지만 누구나 내용물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는 위에서 언급한 측면에서 보면 그 외형과 일치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몇 살의 딸을 상상하고 부제를 지었는지는 몰라도 어지간한 교육수준의 딸이 아니라면 책의 한 챕터도 제대로 떼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종차별과, 정치적 공방, 사회배경 등 어린 딸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교과서적으로 작성된 데다가 책이 얇아서 자세히 다루지도 않는 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짧은 시간동안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도 역시 식상한 교훈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녀는 지금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며 지금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꾸밈없는 미소와 언변은 그것을 증명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되어준다. 

  사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는 요약이 굉장히 쉽다. 얼마나 쉬웠으면 책의 표지에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다 담겨있다.

  *흑인 노예의 후손이 첫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되기까지 미셸 오바마의 당당한 성공 비결 5가지

  첫째, 어려운 환경은 도전을 위한 기회다.
  둘째, 누구도 나에게 '안 돼'라고 말할 수 없다.
  셋째, 내 안의 열정을 따라 살아라!
  넷째,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라!
  다섯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가족이다!

  남이 요약한 것을 가지고 암만 공부해봐야 이해가 안되면 시험을 잘 칠 수 없듯이, 단지 이 다섯문장만 가지고는 내가 위에서 구구절절히 늘어놓은 이야기들이 와닿지 않을 것이다. 넉넉잡아 한 두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이고, 걱정보다 그렇게 유치한 책도 아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의 새로운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신도 그녀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서 지난 인생과 남은 인생의 새로운 시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바란다.

  "제가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새로운 것에 도전했고 낯선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기회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회는 잡으려고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어요."
  "The thing that made me different from a lot of other kids who didn't have opportunities was that I tried new stuff and I wasn't afraid o be uncomfortable. There is a lot of opportunity out there. But you've got to want it"

  나도 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또 뻔한 이야기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을. 하지만 그녀의 어린시절과 결부시켜서 다시 읽다보면 이 말이 주는 더 한 설득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당신도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해냈다는 것을.

  "미국에서 제일 가는 명문대를 나왔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새각이 들었어요.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시키고 열정이 생기는 일을 하고 싶었죠"
  "I started thinking about the fact that I went to some of the best schools in the country and I have no idea what I want to do. I wanted to have a career motivated by passion and not just money."

  프린스터대학 / 하버드로스쿨 학위를 모두 취득한 미셸오바마에 비할 수 있겠냐만은 나도 나름 국내에서 인정받는 대학을 나왔고 또 대학원에 입학하여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 또한 마찬가지로 대학원에 입한한 후에 교수가 되고 싶다고 말은 하고는 하지만 정말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행히 요즘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비전을 찾아가고 있는데, 그 와중에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이 책이 작은 촉매제의 역할을 해준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맞다는 것 역시 누구나 알고 있지만, 바쁘고 힘든 세상속에서 지킬 수 없다고 체념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나는 적어도 그러지 않도록 기도하면서 노력할 것이다.

  "진정한 변화란 입 밖에 내기 불편하고 어색한 화제일지라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해질 때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Real change comes from having enough comfort to be really honest and say something very uncomfortable"

  사실 내가 이 책에서 접한 구절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지난 기억을 더듬어봐도 최근의 일들을 되새겨봐도 이 말이 너무도 잘 들어맞는다. 변화라는 것도 단순히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불편하고 어색한 부분을 편안하도록 만드는 그 경지에까지 이를 때 가능한 계단식의 과정을 따른 다는 것이 아닐까? 한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적으로 오르지못하면 다시 제자리에 오고야 마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힘들어도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 버티고 버티고 그 한 계단을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그리고 다짐을 해보았다.

  그리고 다음 구절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내가 선택하지는 않은 구절이지만, 이것이 이 책이 그리고 미셸오바마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락과 저는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이 나라의 모든 아이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너희들이 꿈꾸고 열심히 노력하는 한 너희들의 성취에 한계란 없단다!"
  "Barack and I want our children and all children in this nation to know that the only limit to the height of your achievements is the reach of your dreams and your willingness to work hard for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