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연구하는 chul2 2010.03.15 19:22
  이전의 책리뷰에서도 항상 언급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매번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잊을만하면 한 번씩 자기계발서를 읽고는 하지만 말이다. 이번 경우도 비슷했다. <옵티미스트>도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지금 내 상황에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리고 무언가 내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하지만 <옵티미스트>는 예전에 읽었던 자기계발서처럼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다른 자기계발서들은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세분화해서 이해하기 쉽게 혹은 실천하기 쉽게 설명한다. 이는 어찌보면 책을 통해서 자기계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에 좋은 구성인듯 보이지만 결국에 실천여부에 의해서 효과가 있다/없다로 갈리기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옵티미스트>는 자기계발서의 탈을 쓰기는 했지만, 그 구성이 참신하다. <옵티미스트>는 로렌스 쇼터가 낙관주의에 대한 책을 출판해서 나쁜 생각만 하고 사는 사람들을 밝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목표를 설정한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로 낙관주의자라고 평가받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글쓴이 본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책에 등장한 각 인물들과의 인터뷰는 전혀 정리되지 않았고 그나마 객관적이지도 않다. 두서없이 작가의 생각이 인터뷰의 중간중간에 박혀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것이 뭐가 나쁘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인터뷰 중간에 등장하는 쇼터의 반응은 주로 뭐랄까.. 무게감이 없다. 맹목적인 감탄을 하기도 하고, 인터뷰가 시작하자마자 모든 대답을 삐딱하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심지어 인터뷰 중간에 조소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효과적이었다. 자기계발서를 읽었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나와는 다른 무언가 깨달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혹은 내가 막연히 품고 있던 생각을 명쾌하게 설명해줬다는 이유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동의하면서 책을 덮은 적도 있지만, 보통은 어느 순간 내 생각과 글쓴이의 생각이 빗나가게 마련이고 그 빗나감이 축적되어 찝찝하게 책을 덮은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심지어는 책을 다 보지 못한 경우도 많고...) <옵티미스트>의 경우는 어떠했을까? 물론 같은 과정의 연속이었지만, 훨씬 효과적이었다. 그 이유는 각 챕터가 계속해서 다른 결론을 내기 때문이다. <옵티미스트>에는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이 있다. 다른 자기계발서에서는 세상 속에서 예들을 찾지만, <옵티미스트>에서는 글쓴이가 스스로 가장 좋은 예가 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에 비하면 인지도가 높은 것도 아니고 학문적인 신뢰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더 좋았다. 

  누군가 쇼터처럼 나쁜 뉴스를 들으면서 아침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 혹은 반복되는 실망, 우울 등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면 <옵티미스트>가 도움이 될 것 이다.

  아래의 글은 굳이 이 책에서 나오지 않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텐데, 그 과정속에서 내게 좋은 인상을 주었기에 이곳에 남긴다.

어느 마을에 삽으로 산을 파서 옮기려는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해지요. '늙은 바보 같으니. 당신은 벌써 일흔 살이오. 어찌 저 산을 다 파서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오?' 그 늙은 바보는 대답했습니다. '내가 죽으면, 내 아이가 이어서 땅을 팔 것이고, 그 아이의 아이가 자라 또 팔 것이고, 또 그 아이의 아이가 자라 이어받을 겁니다. 결국 우리는 산 하나를 옮기게 될 거요 .그러면 옆 마을로 갈 때 더이상 빙 돌아갈 필요가 없지 않겠소!'

  낙관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여유와 자신감마저 느껴진다. 오랜 세월이 그 노인을 이렇게 만들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그 필요성을 느끼고 갈구하고 있다면 좀 더 빠른 시간안에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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