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는 금년 최고 기대작 중의 하나였는데, 상영할 시기에 IMAX관에서 못본게 한이 되어서인지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이라고는 픽사의 작품들 이외에는 거의 접한 기억이 없는데, <쿵푸팬더>는 그런 의미에서 같지만 다른 재미를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지만 재미있는 영화였다. 내가 초록색과 노란색의 밀고 당기기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조금만 어긋났어도 어린이가 아니면 재미를 못 느낄만한 유치한 영화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슬아슬하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쿵푸팬더>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정도는 되는 무난한 작품이었다.
<쿵푸팬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타 다른 작품들처럼 스토리전개상 위기나 갈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쿵푸팬더>라는 영화가 주는 묘한 유쾌함은 절대 끊기지 않았다. 푸가 비전없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할때도, 5인방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낄 때도, 누구나 쉽게 인정하고 즐길 수 있는 정도의 당위성을 등에 업고 금방금방 유쾌하게 각 상황을 헤쳐나간다. 이는 어린이들이 영화를 즐기기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드는데, <쿵푸팬더>는 이런 면에서 가장 큰 성공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각적인 면에서 보면 사실적인 묘사는 좋았지만, 캐릭터들의 자연스러움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것을 애니메니션 속의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각 캐릭터의 가장 주요한 특징을 파악하고 그 특징에 맞게 그려나가야 하는데, <쿵푸팬더>는 외양적 특징은 훌륭하게 파악하고 그려놓았지만 아주 자잘한 움직임들이나 화면구성이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내가 주로 픽사의 작품들을 즐겨보아왔기 때문인데, 픽사의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단순하면서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반면에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나 그들이 각 장면을 구성하는 방식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애초에 애니메이션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난 후자의 경우가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쿵푸라는 소재를 그려내는 것은 성공적이었다. 비중이 많지는 않았지만, 각 권법의 특징을 활용한 캐릭터들과 특징적인 움직임들도 괜찮았고, 그것들을 십분 활용한 액션씬들도 흠잡을 곳이 없었다. 역시나 압권인 것은 쿵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푸도 푸스타일의 쿵푸를 보여주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쿵푸팬더>의 스토리는 아주 전통적인 느낌의 무협소설의 그것과 유사했다. 재능은 있지만 나쁜 심성을 가진 제자와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의 숙명적 대결!! 물론 그것을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독특하게 그려낸 것은 훌륭했지만, 스토리만 보았을 때는 그냥 무난했다. <쿵푸팬더>에 추가적인 점수를 주지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잘 활용하기는 했지만, 추가적인 상상력이 돋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이 꽤나 아쉬웠다. 단, 시푸가 푸를 훈련시킬 수 있게되는 아이디어와 훈련이 진행되는 과정은 예외였다. 어떻게보면 약간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점과 주 관객층이 어린이들 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적절했다는 평이 맞는 것 같다.
<쿵푸팬더>를 보고 만족하지 못하는 건, 물론 내 기대가 너무도 크기도 했지만, 픽사스타일에 너무도 익숙한 탓도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픽사의 작품이 가장 훌륭하다는 생각은 버리지 않고 있지만, 다른 제작사의 작품들에도 익숙해지고 그들만의 매력을 찾는 연습도 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금년이 가기전에 곧 개봉할 예정인 볼트와 마다가스카에 도전해봐야겠다. ㅎㅎ
(타이그리스는 아무리봐도 수컷캐릭터 같다. 목소리말고 도대체 저게 어디가 암컷이지. ㅎㅎ)
(생김새와는 다르게 꽤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타이렁)
(만두와 쿵푸의 상관관계 ㅎㅎ)
(덕분에 즐거웠어요~)